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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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설교] ‘다른 복음’ 세 가지

입력 2023-03-18 03:15:01


오늘 본문에는 ‘다른 복음’이라는 용어가 반복됩니다.(6~9절) 이는 바울 시대에 다른 복음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복음은 예수님과 함께 도래한 하나님 나라의 이야기입니다. 바울은 원래 유대인만 누릴 수 있다고 여겨졌던 이 특권을 이방인 신자들도 누리게 되었다고 전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구원을 완성하려면 예수님만으로 부족하고 할례를 통해 율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바울은 예수님으로는 부족하다고 주장하는 모든 유사한 복음을 다른 복음이라고 말합니다.

오늘날에도 이 매력적인 다른 복음이 있습니다. 현세적 가시적 물질적 번영과 복을 강조하는 번영신학과 기복신앙이 대표적입니다. 바울 시대의 다른 복음이 예수님에 율법을 가미했다면 이 시대는 예수님에 나의 성공과 복을 결합했습니다.

우리 성도들은 성공주의를 경계해야 합니다. 잘못하면 신앙이 성공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성공주의에 갇힌 사람은 하나님을 신앙의 대상이 아닌 우주적 심부름꾼으로 격하시킵니다. 기도도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소통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을 쟁취하기 위한 도구가 됩니다. 성공주의는 영원을 사모하지 못하게 하고 땅만 보며 살아가게 합니다. 현세의 복만을 추구하는 탐욕적 종교 생활에 젖어 살아가게 만듭니다.

목회자의 성직주의도 주의해야 합니다. 목회자가 자신을 성직으로 부름 받은 특별한 존재로 인식하고 구별하면서 많은 폐해가 발생했습니다. 목회자는 그가 섬기는 성도 중에 가장 괜찮은 그리스도인이 돼야 할 의무를 지닌 사람입니다. 특권을 지닌 특별한 존재가 아닙니다. 예수님처럼 종의 자리에서 섬김의 도리를 다할 때, 오히려 존경받고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것입니다.

교회의 성장주의도 문제입니다. 교회는 예수님이 머리로 계신 각각의 지체입니다. 성도의 수와 헌금의 액수는 세상이 평가하는 기준일 뿐 하나님의 기준은 아닙니다. 성장주의에 매몰된 교회를 두고 세상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예수님은 좋아하지만, 교회에는 가고 싶지 않아요(I love Jesus, but not the church).”

바울은 다른 복음이 없다고 단호히 말합니다. 하나의 음식에 이것저것 다른 재료들을 넣다 보면 다른 음식이 됩니다. 복음에 세상의 욕망과 성취가 섞이면 더는 복음이 아닙니다. 다른 복음입니다. 모조품에 속지 마십시오. 진짜 같으나 가짜입니다. 이 땅 세관에서는 가짜도 통과할지 모르나 천국 세관에선 어림도 없습니다.(마 7:20~23)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가짜를 붙들고 살다가는 큰 낭패를 보게 될 것입니다.

광야 시대 이스라엘 회중이 우리를 위한 신을 만들어 달라고 하자 아론은 황금송아지를 만들었습니다.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이 내 목적을 이룰 신을 만듭니다. 그러나 바울은 예수님을 만난 뒤, 예수님을 위해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겼다고 말했습니다.(빌 3:8) 바울은 ‘진짜 복음’을 붙든 사람이었습니다. 진정한 신앙은 예수님만으로 만족하는 삶입니다.

예수님 외에 나를 만족하게 했던 많은 것들을 하나하나 내려놓으며 가는 길이 신앙생활입니다. 그 길에서 하나님이 주신 물질과 성공 등의 복을 누리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땐 그 복을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사람을 이롭게 하는 일에 사용하면 됩니다. 이렇게 달란트를 남긴 사람들을 하나님께서 칭찬해 주십니다.(마 25:14~30)

유홍열 창동진실교회 목사

◇서울 도봉구 창동진실교회는 예수교대한성결교회에 속한 교회입니다. ‘10년 후가 더 젊은 좋은 교회’를 꿈꾸며 가정과 이웃, 다음 세대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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