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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 필립 라이큰 美 휘튼대 총장 “文 대통령, 국민들에 긍휼 베푸는 리더 되길…”

입력 2017-05-31 21:45:59

필립 라이큰 휘튼대 총장이 최근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극동방송에서 한국과
미국의 문화적·신학적 교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극동방송 제공


“대한민국은 지난 6개월 간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고 이제 새 출발선에 섰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저의 기대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국민들에게 긍휼을 베풀 수 있는 리더이자 정의와 평화를 추구하는 지도자가 돼주길 바랍니다.” 

최근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극동방송에서 만난 필립 라이큰 미국 휘튼대 총장은 문재인정부 출범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이렇게 밝혔다. 그는 “한반도의 평화통일은 전 세계가 주목할 사건이 될 것”이라며 “한국교회 성도들이 북한 복음화와 통일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한다면 하나님께서 분명 기도에 응답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위치한 휘튼대는 빌리 그레이엄 목사와 작가 필립 얀시 등을 배출한 기독교 명문 사학이다. 지난 10일 5박 6일 일정으로 방한한 라이큰 총장은 ‘사랑한다면 예수님처럼’(생명의말씀사) ‘개혁주의 핵심’(부흥과개혁사) 등의 저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평소 한국과 미국의 문화·학술 교류에 관심이 많았던 라이큰 총장은 지난해 백석대, 한동대와의 학술교류 협약을 위해 두 차례 방한했다. 이번엔 국내 외국인학교와 교회에서의 강연을 위해 휘튼대 합창단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그는 “한국과 미국은 문화적·신학적으로 서로 가르침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며 휘튼대에 접목된 한국 특유의 신앙문화를 소개했다. 

“휘튼대에선 매년 학기를 시작하기 전 리더들을 모아 수련회를 가집니다. 수련회의 핵심은 기도회에 있습니다. 저마다 주어진 역할에 소명의식을 갖고 임할 수 있도록 기도하는 데 이때 ‘원 보이스 프레이어(One voice prayer)’ 즉 한국의 통성기도 방식으로 기도합니다. 학생들이 기존의 기도회보다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데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기독교학교들이 정체성을 잃어가는 현실에 대해선 “미국의 많은 기독교학교들도 같은 위기를 겪고 있다”면서 “기독교적 사명과 설립 목적을 한번 잃게 되면 회복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경고했다. 또 “기독교인 총장을 세웠다고 해서 그 대학이 기독교대학일 수는 없다”며 “확실한 신앙고백을 가진 총장, 기독교적 사명을 지킬 의지를 가진 이사진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종교자유 보호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논란이 된 정교분리에 대해서는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라이큰 총장은 “행정명령을 통한 종교기관 세제법 완화는 미국교회가 돈과 권력의 유혹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위협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는 평신도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여하는 게 바람직하며, 목회자들은 교회와 교인들을 향한 사역에 더 집중해야 한다”며 “교회가 정치 분야에서 영향력을 얻어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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