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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로닐 달걀귀신이 전 세계 발칵

입력 2017-08-18 03:28:33
피프로닐이 전 세계 19개국을 뒤덮은 가운데 한국 화성에 있는 한 농장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생산되는 계란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전 세계 19국서 피프로닐 성분
한국, 홍콩과 유럽 17개 국가
각국 촉각 곤두세워 대책 마련
한국도 대통령이 전수조사 지시


 
식용가축에 사용이 금지된 살충제 피프로닐이 전 세계 19개국을 강타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국민건강에 영향을 주는 만큼 ‘살충제 달걀’ 파장을 막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는 형국이다. 피프로닐은 동물에게서 벼룩이나 이, 진드기 등을 제거하는 데 쓰이는 살충제로, 세계 보건 기구(WTO)는 이를 대량 섭취할 경우 신장이나, 간, 갑상선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AFP통신 등 주류 유력 통신사들은 지난 15일, 현재까지 살충제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된 달걀이나 달걀로 만든 제품이 유통되거나 유통 직전 발견된 국가는 한국과 홍콩 등 아시아 2개국과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 등 유럽 17개국을 포함한 19개국이라고 보도했다. 유럽에서는 살충제 달걀 수출국인 벨기에와 네덜란드, 독일을 제외하고도 스웨덴,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베니아, 슬로바키아, 덴마크, 스위스 등에서 오염된 달걀이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최근 오스트리아와 헝가리에서도 마요네즈와 제빵 제품 등에서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됐다. 각국 정부는 필수식품인 달걀이 살충제에 오염돼 국민의 식생활과 공중보건이 위험에 처할 수 있는 만큼 살충제 달걀의 유통과 판매를 막 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중 가장 강력한 조처를 취한 국가는 유럽 내 살충제 달걀 파문의 진원지로 추정되는 네덜란드와 벨기에다.

유럽에서는 지난달 19일 벨기에가 처음으로 EU에 피프로닐 오염 달걀의 존재를 신고하면서 살충제 달걀 공포가 시작됐다. 네덜란드는 현재까지 전국 180개 산란계 농장을 폐쇄했고, 벨기에 농장의 25%가량도 문을 닫았다. 네덜란드는 또 자국 내 마트 4천여 곳에서 달걀을 일제히 회수해 폐기했고, 피프로닐에 오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산란계 100만 마리도 살처분 했다.

유럽 파동의 원인을 제공한 네덜란드와 벨기에 사법당국은 지난 10일부터 살충제 달걀 생산·유통 과정 을 규명하고, 관련자들을 처벌하기 위한 수사에 공동으로 착수했다. 게다가 EU가 식용 가축에 대한 사용을 금지한 살충제를 닭 농장 방역작업에 사용한 것은 범죄행위라는 인식을 하고 있어 형사처벌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자국이 수입하고, 유통한 달걀과 관련 제품에 대해 전수 조사에 나선 가운데 독일계 슈퍼마켓 체인인 알디는 네덜란드와 벨기에에서 수입한 달걀 300만개를 폐기했다. 살충제 달걀이 담긴 계란판의 일련번호를 신문에 게재해 소비자들이 확인하고 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영국 식품안전국(FSA)도 영국에 수입된 살충제 달걀의 수량을 70만 개로 추정하고 전수조사에 나섰다.

FSA는 살충제 달걀이 직접 유통된 것보다는 샌드위치 등 다른 냉장식품의 재료로 사용된 것이 많다며 오염된 달걀을 재료로 쓴 냉장식품을 일제히 수거했다. 아울러 달걀이 사용된 냉장식품과 판매처 명단도 공개했다. 다른 국가보다 살충제 달걀을 뒤늦게 확인한 헝가리 식품안전처도 독일의 한 식품회사에서 오염된 달걀이 들어간 냉동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던 업체에 제품을 모두 회수하라고 지시했다. 회원국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EU 집행위원회도 다음 달 비상회의를 소집해 살충제 달걀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에서는 피프로닐이 경기도 남양주의 한 산란계 농장 달걀에서 검출되자 전국 대형마트와 편의점, 온라인몰 등에서 일제히 달걀 판매를 중단됐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전수조사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살충제 달걀’ 파동과 관련, “총리가 범정부적으로 종합 관리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수조사 결과를 국민에게 소상히 알리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달라”고 강력대응을 지시했다.
 
 
구미경 기자 ku@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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