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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가뭄으로 식량난 심화·· “군인 몸상태 나빠 전쟁 못해”

입력 2017-08-24 07:55:46
사진=가디언 캡처
 

북한이 올여름 한반도 가뭄으로 식량난을 겪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3일 보도했다. 

일본에서 시민기자 네트워크를 통해 북한을 취재하는 이시마루 지로는 가디언과 가진 인터뷰에서 “김정은 체제에서 2500만명의 북한 주민들 대부분이 충분한 식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로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놓였다”고 말했다.

이시마루는 이달 초 북한의 생활여건을 조사하기 위해 북·중 국경지역에서 여러 사람을 만났다. 그는 이곳에서 만난 한 사람과 대화에서 “미국과 전쟁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많은 북한 군인의 몸상태가 좋지 않아 싸울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에는 먹여야 할 군인들이 너무 많다”며 “부패가 만연한 상황에서 고위급 군장교들에게 식량공급분을 먼저 배급하고 나면 그 다음 일선 군인들에게는 아무 것도 돌아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군 고위인사들은 자신에게 할당된 식량 중 잔여량을 민간시장에 판매해 주머닛돈을 늘리고 있다. 

이시마루는 “북한 주민들은 미국과의 긴장고조 상황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들을 간과하는 사실이 가장 두렵다”며 “평범한 나라에서는 식량 부족 사태가 벌어지면 폭동이 일어나지만 북한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유엔과 북한 원조단체 등에 따르면 올해 초여름 가뭄으로 북한은 극심한 식량 기근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군인들을 포함해 다수의 북한 주민들은 식량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UNFAO)’는 지난달 보고서를 내고 올해 북한의 전반기 작물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거의 3분의 1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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