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전체메뉴보기 검색

HOME  >  시사  >  종합

“자연스럽게 경험한 것들이 교육위원 활동에 힘이 돼요”-ABC교육구 제2지구 유수연 위원

입력 2017-08-25 05:24:46
ABC교육위원 재선이 확실시되고 있는 유수원 위원은 기독교인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교육에 대한 생각이 지역 주민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고민과 맞는 부분이 많이 있다고 고백했다. 유 위원이 자신이 운영하는 학원 접수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는 11월 선거에 단독출마
재선당선 유력시 되는 상황
리더십과 헌신이 크게 작용

교육위원으로서 타고난 자질
살아오면서 자연스럽게 준비
선교헌신 절반의 열정이면 돼


 
ABC교육위원으로 활동 중인 한인 유수연 위원이 오는 11월 7일 치러지는 선거와 상관없이 당선이 유력시 됐다. 지난 11일 마감된 ABC교육구 제2지구 후보등록에 단독후보로 입후보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운이 좋아서거나 그 지역구에 교육위원으로 출마할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과거 임기동안 교육위원으로서의 역할에 긍정적인 평가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민들 위한 교육의 열정

유수연 위원이 봉사중인 ABC교육구는 전체 일곱개 지역구로 나눠져 있다. 이중 3개의 지역구가 올해 말 선거를 치러 지역을 대표하는 교육위원을 뽑게 되며 남은 4개 지역구는 내년에 선거가 치러진다. 유수연 위원이 있는 제2지구는 위트만초등학교와 위트니고등학교 등이 포함되어 있는 곳으로 한인들과 중국인 등 많은 아시아인들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적으로 한인 인구 밀집도가 높은 세리토스 북동부 지역을 비롯해 라미라다 동쪽일부와 산타페스프링스 동남부지역 일부를 포함하고 있다.

유수연 위원은 “이번 선거에서 다른 후보가 나서지 않은 것은 그만큼 지난 임기동안의 활동이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것”이라며 “교육위원으로서의 활동을 즐기면서 한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좋게 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유수연 위원이 속해 있는 교육구의 한 관계자는 유 위원의 단독출 마 소식을 듣고 “유 위원의 헌신과 리더십이 지역 주민들에게 잘 알려진 결과”라고 지적하고 계속해서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ABC교육구는 지난 2014년까지 단독 선거구로 교육위원을 선출해 왔으나 지역 주민들의 의지가 더 잘 반영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7개의 선거구로 나눠졌다. 유수연 위원은 지난 2013년 당선됐다. 유 위원은 단독후보 여부와 상관없이 선거일정을 모두 소화해야 당선이 확정된다. 오는 9월 9일 오후 4시 세리토스 공원에서 출정식을 갖고 공식적인 선거일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난 2013년 교육위원으로 처음 당선됐을 당시 유수연 위원(가운데 왼쪽)의 가족들과 지지자들이 선거개표 후 환호하고 있다.
 
♦ 1인 4역의 친화력과 긍정마인드

유수연 위원의 재선이 다른 경쟁없이 유력시 될 수 있었던 것은 특유의 친화력과 리더십 때문이다. 그리고 그 리더십은 사람들을 만나고 사귀는데 거리낌이 없는 적극적인 성격에서 기인한다. 한 가정의 가정 주부로, 지역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사업가로, 남편의 목회를 지원하는 사모로, 그리고 교육위원으로 1인 4 역을 해내면서 신명나게 일할 수 있었던 것도 그의 긍정적인 성격이 큰 힘이 됐다.

유수연 위원은 “20여 년 동안 교회를 개척하고 섬기면서 겪은 일들이 교육위원으로 활동하는데 큰 힘이 됐다”며 “교회에 헌신하는 열정에 절반 정도면 지역 커뮤니티를 위해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유 위원은 또 “평상시 기독교인으로 후세 교육을 위해 가지고 있는 고민과 생각들이 보수적인 지역 주민들의 정서에 잘 맞았던 것 같다” 며 “교육구 자체가 지혜롭게 보수적인 교육 성향을 지켜 나갈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주민들이 지지해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ABC교육구는 미국 공립 학교에서 반드시 실행해야 하는 성 소수자 문제에 대해 지혜롭게 대처해 왔다. 성소수자들을 위한 화장실 설치에 대해선 예산부족을 들어 스텝 화장실을 함께 쓰도록 했으며 동성애 교육에 대해선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는 것으로 거부해 왔다. 유 위원이 교육위원으로 활동하는데 또 하나 힘이 됐던 것은 스페인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역의 상당수가 라틴계 주민들이 많이 있어 학교 교사들은 물론 지역 정치인들까지 라틴계들이 많다. 스페인어를 통해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고 교육철학을 설득시켜 갈 수 있어 교육구 교사 노조는 물론 다양한 계층의 라틴계 주민들이 유 위원을 지지하고 있다.


삶 위해 걸어 온 길이 준비과정

유수연 위원은 자신이 교육위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성격이나 재능 등 자신의 배경은 모두 선교를 위해 때에 따라 훈련받아 온 것들이라고 고백했다. 그리고 한인 기독교인들이 교회를 뛰어 넘어 커뮤니티를 위해 일할 수 있는 넓은 시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수연 위원은 “지난 2013년 처음 교육위원으로 도전했을 때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확신했다. 내가 해 오던 일들만 가지고도 분에 넘치게 바쁜 상황에 교육위원은 생각하지도 않았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지인을 만나 추천을 받고 도전했었다”고 말했다.

유수연 위원은 “자신이 필요에 따라 선택한 것들을 돌이켜 보면 하나님이 하나의 일을 만들어 가기 위해 인도하신 길로 보인다”며 “교육위원의 길도 이일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실현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하실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유 위원에 따르면 자녀교육과 생계를 위해 학원을 시작한 것이 후에는 교육전문가로 지역에서 평가받을 수 있는 길이 됐다. 중학교 때부터 자연스럽게 익혀 온 스페인어는 지금은 그의 활동에 중요한 동력 중 하나가 됐다.

유 위원은 “처음에 스페인어가 옷가게에서 일할 때 유용하게 사용한 것으로 만족했었다. 하지만 좀 더 큰일을 위해 필요한 스킬이 됐다”며 “교회를 처음 개척하면서 아이들 교육과 생계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학원운영을 시작한 것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준 밑거름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개척교회를 섬기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친분을 쌓고 말씀을 전해 온 것이 지금의 적극적인 성격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질 수 있는 기초가 됐다. 때로는 상대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이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해석하고 상대의 마음을 끌어들일 수 있는 것 역시 오랜 신앙생활 덕분이라고 고백했다.


♦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유수연 위원은 보다 많은 한인들이 연방이나 지역의 공무원으로 활동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공무원으로도 한인이라는 충분한 가치 실현은 물론 커뮤니티에 공헌하는 것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수연 위원은 “한인들은 아직도 몇몇 전문 직종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공무원으로 일하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됐으면 한다”며 “복지정책이 좋아 교사나 지역 공무원으로 일하는 것이 직업으로서의 매력도 충분히 있다” 고 말했다. 계속해서 유 위원은 “얼마 전 교육구에서 새로 채용된 교사들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 한인은 물론 아시아인을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며 “이중 언어를 할 줄 아는 교사들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위원은 또 한인 기독교인들을 향해서는 ‘교회를 벗어나 커뮤니티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회 안에서 선교에 헌신하는 것만큼 커뮤니티를 위해서 일할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수연 위원은 “기독교 교인이 커뮤니티에서 봉사하고 커뮤니티의 정책 등에 관여하고 참여하는 책임 의식이 있다면 잘못된 정책이나 교육지침이 보다 쉽게 거부될 수 있다”며 “생활의 좌우명인 마태복음 6장 33절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라는 말씀이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 고 말했다.


신정호 기자 jhshin@kukminusa.com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