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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휴스턴 상황… 허리춤까지 잠긴 ‘수중도시’ (영상)

입력 2017-08-31 01:36:47
AP뉴시스

허리케인 ‘하비(Harvey)'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을 수중도시로 만들었다. 돌풍이 마을과 거리를 초토화했고, 쉴 새 없이 쏟아진 굵은 비가 어린 아이의 키만큼 쌓였다. 1300㎜ 안팎의 강우량이 관측됐다. 이 기록은 1978년 이 일대를 할퀴었던 열대폭풍 ‘아멜리아’가 텍사스주에 남긴 최다 강우량(1220㎜)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미국 경제지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29일(현지시간) 오전 9시를 기준으로 휴스턴 남동쪽 우량계가 49.32인치(1253㎜)의 강우량을 관측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시간까지 최소 15명의 사망자가 보고됐고, 1만7000명이 대피소로 이동했다. 휴스턴은 미국 남부의 대표도시다. 미국에서 네 번째로 많은 650만명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다. 텍사스주 남동부에서 멕시코만을 끼고 있으며, 주도 오스틴과 인접했다. 

텍사스주에서 많은 도시들이 물에 잠겼다. 시더바이유에서 관측된 강우량은 51.88인치(1320㎜)다. ‘아멜리아’가 39년 전 텍사스주에서 기록했던 최다 강우량을 100㎜나 넘어섰다. 미국 최다 강우량은 1950년 사이클론 ‘하키’에 휘말렸던 하와이주 카우아이에서 관측된 1330㎜다. 시더바이유의 강우량은 이 기록에 불과 1㎝ 앞까지 다가섰다. 
 
시민들은 차량 대신 보트로 이동하고 있다. 트위터 영상
 
차량에 갇힌 노인을 돕는 청년들. 트위터 영상
 
구명정이 된 물놀이용 보트. 아이들은 안전하게 구조됐다. 트위터 영상
 
텍사스주의 한 댐이 방류되고 있다. 트위터 영상
 
빈 상점에서 물건을 약탈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시민들은 질서정연하게 재난을 극복하고 있다. 휴스턴 레이크우드교회에서 생필품을 나누는 시민들. 이 영상을 촬영한 시민은 “휴스턴이 자랑스럽다”고 적었다. 트위터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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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범람한 강과 저수지는 도심의 도로를 덮쳤다. 지방정부는 일부 저수지의 방류를 실시했지만 홍수를 막을 수 없었다. 브라조스강 남쪽 콜럼비아호에서는 제방 하나가 무너져 주변 지역의 대피령이 내려졌다. 앨빈, 프렌즈우드 등 텍사스주 내 일부 도시는 오후 11시를 기점으로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브록 롱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 청장은 “텍사스에서 이런 재난을 목격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 미국 기상당국은 멕시코만 주변에 폭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하비’가 멕시코만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텍사스주 남동부, 루이지애나주 남서부에 6~12인치(약 150~300㎜)가량의 비를 추가로 뿌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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