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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 막내 안필영 선생 별세 LA출신, 배우로도 활동

입력 2022-03-02 12:38:37
고 안필영 선생 <사진=연합>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막내아들 안필영(미국 이름 랠프 안) 옹이 지난 26일 LA에서별세했다. 향년 9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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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안창호 선생의 셋째 아들로, 1926년 LA에서 태어나 도산의 3남 2녀 가운데 현재까지 유일하게 생존해있던 핏줄이다. 

당시 도산은 미국에 체류하며 해외 독립운동의 기틀을 닦았고 막내아들이 태어났을 때 활동 무대를 중국 상하이로 옮겼기 때문에 안 옹은 부친의 얼굴을 직접 보지 못했다.

한인역사박물관에 따르면 고인은 LA 캘리포니아주립대학을 졸업했고, 진주만 공습을 감행한 일본군에 맞서 싸우기 위해 미 해군에 입대해 복무했다.

2차 대전 종전 이후에는 독립유공자이자 한국계 미국인 배우로 활약했던 큰 형 안필립 선생의 영향을 받아 배우로 활동했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1950년대 영화 '배틀서커스', '미션 오버 코리아' 등에 출연했고 2000년대 중반까지 다양한 영화와 TV 드라마에서 한국계 배우로서 연기를 펼쳤다.

배우 생활을 중단했던 시기에는 교육학 전공을 살려 캘리포니아주 고등학교 체육 교사로 재직하며 학생을 가르쳤다.

고인은 특히 평생 안창호 선생과 가족의 뜻을 받들어 LA 한인사회에서 독립운동의 역사를 증언한 정신적 지도자이기도 했다.

도산의 장남 안필립 선생은 미국에서 일본의 한국 침략을 비판하는 연설을 했고 1940년 10월 광복군 창설 축하식을 지원하기 위해 조직된 한미친우회를 관리했다. 

도산의 장녀 안수산(미국명 수전 안 커디) 여사는 신한민보와 흥사단, 3·1 여성 동지회 등에서 활동했고 2차 대전 당시 미 해군에 입대한 최초의 아시아계 여성이었다.

안 옹은 형과 누나가 먼저 세상을 뜬 뒤 도산의 직계 자손으로서 최근까지도 3·1절과 광복절 기념행사 등에 빠짐없이 참석해 부친의 독립운동 정신을 기렸다.

또 차세대 한인을 대상으로 역사를 가르치고 노인 건강을 관리하는 강사로도 활동하는 등 각종 봉사 활동을 펼쳐 한인 사회의 큰 존경을 받았다.

윤효신 대한인국민회기념재단 이사장은 "고인은 도산이 설립한 대한인국민회의 취지를 기려 각종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석했고 독립운동 사적지 보호에도 앞장섰다"며 "우리의 기둥이었다"고 애도했다.

제임스 안 LA 한인회장은 "3.1절을 앞두고 돌아가셔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도산의 정신을 한인사회에 널리 퍼트린 지도자였다"고 말했다.

한인회는 유족과 상의해 한인 사회장으로 장례를 치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부인과 두 딸이 있다.

유정원 기자 mews@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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