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찾아온 한국 교회의 변화상을 면밀히 살피며 내년 교회 트렌드를 전망한 분석 보고서가 처음 출간됐다.
개신교계 국제개발 NGO인 희망친구 기아대책과 목회데이터연구소가 19일 펴낸 '한국교회 트렌드 2023'은 올해 초부터 7월까지 담임목사와 부목사, 교인, 일반 국민 등을 대상으로 한국교회 관련 총 6개 조사 결과를 분석한 내용을 담았다.
한국 기독교 성장은 2000년 이후 정체되다가 감소추세로 돌아섰고, 코로나를 겪으며 이제는 현 상황을 유지하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 책은 먼저 코로나 이후 한국 교회가 맞은 상징적인 변화로 '플로팅 크리스천(floating Christian)'을 제시한다.
플로팅 크리스천은 '붕 떠 있는 크리스천'이라는 뜻이다. 코로나 기간 상당히 많은 교인이 온라인이나 방송을 통해 예배를 드리거나 일시적으로 예배에 참석하지 않은 현상을 빗대 만든 신조어다.
교회에 자발적으로 나가지 않는 교인을 '가나안' 신도라고 한다면, 플로팅 크리스천은 코로나 같은 불가항력적 힘에 의해 비자발적으로 등장한 이들이다.
이 책은 플로팅 크리스천의 등장 배경을 시작으로 한국 교회가 풀어야 할 과제를 살펴본다.
플로팅 크리스천 문제와 함께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는 않은(SBNR)' 교인들에 대한 논의에도 나선다. 서구 기독교 국가에서는 이미 SBNR 현상이 오래전에 등장한 점을 지적하면서 어떻게 이들 신도와 함께 할 수 있을지 그 방안을 모색한다.
이밖에 온·오프라인 목회가 혼합된 '하이브리드 처치(Hybrid Church)', 코로나 사태로 대규모 모임이 줄며 분자화된 교회의 현실을 담은 '몰리큘 라이프(Molecule Life)', 공공 영역에서 교회의 역할을 제시한 '퍼블릭 처치(Public Church)', 다음세대 교육 등도 내년 한국 교회를 관통할 주요 트렌드로 다룬다.
책의 저자로는 목회 현장에서 활동해온 목사들과 강단에서 신학생들을 가르쳐온 교수 등 개신교계 인사 10여 명이 참여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는 서문에서 "코로나19 이후 주변 목회자로부터 줄기차게 요청받은 사항이 하나 있었다. 한국 사회를 읽어주는 트렌드 책은 매년 몇 가지가 출간되는데, 한국교회에도 이제 트렌드 책이 나와야 한다는 요청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이 책은 2023년도를 먼저 예상한 책으로, 각 교회가 이 책을 통해 내년도 계획을 수립하고, 전략적인 대응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일독을 권했다.